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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만성 통증의 병태생리와 치료전략
만성통증은 단순히 지속되는 통증을 넘어 복합적인 병태생리와 신경학적 재구성 과정을 포함하는 임상적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3~6개월 이상 지속되며, 조직 손상이 치유된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상태를 지칭한다. 본 고에서는 만성통증의 정의, 병태생리, 분류, 평가, 치료 전략 등을 최신 지견에 근거하여 서술하고자 한다.
1. 만성통증의 병태생리 및 분류
만성통증은 조직 손상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통증이 장기간 지속되며, 그 병태생리는 다양한 신경학적 변화와 밀접하 게 관련되어 있다. 임상적으로는 크게 통각수용성 통증(nociceptive pain),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 혼합형 통증(mixed pain)으로 분류된다.
통각수용성 통증은 말초의 통각수용체(nociceptor)가 자극에 반응하여 생성된 신호가 중추신경계로 전달되어 통증으로 인식되는 경우로, 주로 염증성 자극이나 기계적 손상(예: 외상, 수술 후 통증, 관절염 등)에 의해 유발된다. 이러한 통증은 비교적 예측 가능하고, 일반적인 항염증제(NSAIDs)나 물리치료 등에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 통증은 통각 시스템의 정상적인 활성화 상태로 간주되지만, 자극이 지속될 경우 말초 감작(peripheral sensitization)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감각신경 말단에서 염증 매개물질(예: prostaglandins, bradykinin 등)의 축적에 의해 통증 민감도가 상승하는 병리이다.
반면, 신경병증성 통증은 중추 혹은 말초신경계의 직접적인 손상이나 질병(예: 당뇨병성 신경병증, 대상포진 후 신경통, 척수손상 등)에 의해 유발되며, 이로 인해 통증 경로 자체의 구조적 변화 및 기능 이상이 발생한다. 특히 이 경우에는 감각신경의 탈억제(disinhibition), 탈신경화(denervation), 자발적 신경 발사(abnormal spontaneous firing) 등 복합적인 변화가 포함된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이상감각(dysesthesia), 통각과민(hyperalgesia), 이질통(allodynia) 등과 같은 특징적인 증상을 보이며, 일반적인 진통제보다는 항우울제나 항경련제와 같은 중추작용 약물이 더 효과적이다.
혼합형 통증은 위 두 가지 병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로, 예를 들어 암성 통증이나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에서 관찰될 수 있다. 이러한 통증은 병변의 위치, 병인, 환자의 개별적 신경 반응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이며, 치료 전략 또한 복합적이어야 한다.
특히 만성통증은 통증의 단순 전달 경로뿐만 아니라 통증 조절 및 인식 과정에 관여하는 상위 중추 영역(예: 대뇌피질, 변연계, 시상 등)의 기능적 재조직화가 포함된다. 이러한 신경가소성(plasticity)은 말초 감작(peripheral sensitization)과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의 형태로 나타나며, 중추 감작은 척수 후각(neuron)의 흥분성 증가, 억제성 신경전달의 소실, 시냅스 가소성 변화 등이 중심을 이룬다. 결국 이러한 신경학적 재구성은 통증이 자극 없이도 자발적으로 발생하거나, 비통증성 자극에 의해 과도한 통증이 유발되는 병태적 상태로 이행시키며, 이는 만성통증이 단순한 신체 증상이 아닌, 중추신경계 수준의 기능적 질환임을 시사한다.
2. 평가 방법
만성통증의 평가는 주관적 통증 강도 척도(visual analog scale, numerical rating scale 등), 신경계 및 근골격계 신체검사, 기능적 평가(daily activity scale), 영상진단(CT, MRI) 등을 통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통증의 특성, 위치, 방사통 여부, 감각이상, 근위축 등 다면적 요소를 파악해야 하며, 심리사회적 평가도 필수적이다.
3. 주요 만성통증 질환
3-1. 신경병증성 통증 (Neuropathic Pain)
신경 손상 후 비정상적인 재구성으로 발생하며, 대표적으로 당뇨병성 신경병증, 삼차신경통, 대상포진 후 신경통 등이 있다. 치료에는 항우울제(amitriptyline, duloxetine), 항경련제(gabapentin, pregabalin), SNRI, 국소 도포제(capsaicin) 등이 사용된다.
3-2. 복합부위통증증후군 (CRPS)
외상 후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하며, CRPS type I(신경손상 없음), type II(신경손상 있음)으로 구분된다. 증상은 통증 과민, 부종, 발한 이상, 색 변화 등 자율신경계 이상 소견이 특징이다. 조기 진단과 기능 회복 중심의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3-3. 대상포진 후 신경통 (PHN)
Varicella-zoster virus 감염 이후 신경 재생과정에서 병적 신경가소성이 유발되며 발생한다. 노인에서 빈도가 높고, 지속성과 난치성이 특징이다. 치료에는 항바이러스제, gabapentin, pregabalin, TCA 등이 사용된다.
3-4. 근막통증증후군 (Myofascial Pain Syndrome)
근육 내 trigger point에 의해 국소 압통 및 연관통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수기치료, 스트레칭, 약물치료(NSAIDs, 근이완제), 유발점 주사(trigger point injection), 신장-분무법(stretch and spray) 등이 효과적이다.
3-5. 요하지통 및 척추질환
요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척추후관절증후군 등은 기계적 신경 압박 및 화학적 염증에 의해 통증이 유발된다. 신경차단술(epidural block), 신경성형술, 척추내시경적 유착박리술(epiduroscopy) 등이 시행된다.
3-6. 경추질환
경추간판탈출증, 경추후관절증, 경부 퇴행성척추증 등은 경부 방사통 및 감각장애를 유발하며, X-ray, MRI, 신경전도검사 등을 통해 감별 진단된다. 치료는 약물, 물리치료, 신경차단술이 포함된다.
3-7. 말초순환장애
ASO, TAO, 버거씨병 등은 조직 허혈로 인한 만성 통증을 유발하며, 약물치료 및 혈관재건술이 병행된다.
3-8. 두통 및 안면통증
편두통, 긴장성 두통, 군발두통, 삼차신경통, 설인신경통, 후두신경통 등은 중추 및 말초 신경계 이상과 근긴장성 원인이 혼재된 형태이다. 약물치료, 신경차단술, 물리치료 등이 적용된다.
- 통증치료 전략 만성통증의 치료는 통증의 기전을 기반으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약물요법, 중재적 통증치료(interventional pain therapy), 물리치료, 심리치료, 신경차단술 등이 통합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특히 신경병증성 통증의 경우, gabapentinoid계 약물과 삼환계 항우울제가 1차 약제로 권고된다. 중재적 치료로는 척수자극술(spinal cord stimulation), 고주파 열응고술(RFA), 신경블록 등이 있으며, 난치성 통증에는 신경성형술, 척수강 내 약물 주입법(intrathecal pump)이 적용된다.
결론 만성통증은 단순한 증상을 넘어 생리적, 신경학적, 심리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임상질환이다. 환자의 기능 회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선 정확한 평가와 개별화된 치료 접근이 필수적이며, 다학제적 협업이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핵심 요소이다. 향후 보다 정밀한 통증 기전 규명과 치료법의 고도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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